굉장히 오래 전입니다. 카투사 합격 문자를 받았던 날. 2000년대 후반이니까 십년도 더 전이네요.
카투사를 지원할까 학군단(ROTC)을 지원할까 고민하다 결국 저는 둘다 지원했었습니다. 학군단 발표가 먼저 났죠. 62명인가 뽑았는데 59등으로 붙었던 거 같습니다. '아, 거의 꼴찌로 붙긴 했지만 붙었으니 됐지. 쪽팔리긴 하지만. 이제 카투사로 선발 안 되면 학군단 가는 거지 뭐'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던 어느날... 학교 수업을 듣고 있는데, '웅웅' 소리가 났습니다. 핸드폰에 문자가 온 거였습니다.
'카투사 합격. 00-00-00일 육군 훈련소 입영 예정'
수업 중이라 소리를 지르지는 못했지만 속으로는 '대박!!! 대박!!!'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업 끝나고 '대박!!!'을 외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당시 같은 학교 동기 3명과 함께, 저까지 총 4명이 카투사에 지원했기 때문인데요.
야속한 것이, 카투사를 같이 지원한 동기와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데 합격 문자가 왔던 것입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동기는 문자가 결국... 오지 않았죠. 저는 좋지만 좋은 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상황이었고, 동기는 저를 축하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아쉬운 걸 또 대놓고 표현하지는 못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카투사에 지원한 네 명 중 두 명은 되고, 두명은 안됐습니다. 네 명 중 두 명이라니. 저희 안에서는 엄청난 확률이었습니다. 50%... 카투사로 뽑히지 않은 동기 두 명은 결국 육군으로 입소했습니다... 눈물 또르르...
좋아하기도 민망하고, 위로하기도 민망했던 상황... 어찌됐든 그렇게 카투사로서의 군생활이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은 없어진 걸로 알고 있는) 의정부 Camp Red Cloud에서 근무했습니다. 당시 미군 판초우의(Rain Coat? Rain Jacket? 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를 입고 있던 모습입니다. 추억 돋네요.
앞으로 카투사로 근무했던 기억을 살려서 포스팅을 꾸준히 작성해보려 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으리~
p.s. 저는 카투사 지원 당시 12월 입대로 지원했습니다. 12월 경쟁률이 다른 달보다 낮았기 때문에... 다만 겨울에 논산 훈련소에 입소해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던 게 힘들긴 했습니다. 무엇보다... 춥잖아요. 하지만 4주 훈련 후 펼쳐질 카투사 훈련소에서의 신세계를 기대하며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당시 카투사들 사이에서는 농담 삼아 카투사 군생활을 세 등분 했는데, 첫 1/3이 육군 훈련소 생활, 그다음 1/3이 카투사 훈련소 생활, 마지막 1/3이 카투사로 자대 배치 받은 뒤 군생활 이렇게였습니다. 그만큼 자대 배치 받은 뒤는 '꿀'이라는 의미였죠. 그만큼 카투사로서의 생활은 편하긴 합니다. 얼마나 편한지는 이후 포스팅에 적어보도록 하죠.
아, 그리고 카투사 합격 문자를 받은 뒤 학군단에는 학군단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알려야 했습니다. 그냥 가서 말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몇 가지 서류를 적어서 냈던 기억이 나네요. 학군단 빠이~ 카투사 하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학군단으로 복무하면서 받을 수 있었던 돈을 생각해 보면 아쉽긴 하지만, 영어도 늘리고 남들과 다른 경험도 하고 편하게 군생활할 수 있었던 카투사 생활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니까 참고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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