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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카투사 시절

디팩이라는 신세계... KTA 카투사 훈련소 추억 소환

by hooper 2021. 1. 18.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제가 입대했을 당시 카투사들은 논산 훈련소에서 육군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후 의정부에 있는 (지금은 의정부시에 반환된) 캠프 잭슨으로 이동해 카투사 훈련을 한 번 더 받았습니다. 이때 가장 큰 문화충격(?)은 바로 디팩입니다. 디팩이 뭘까요? 간단히 말하면, 식당입니다. Dining Facility를 줄여 DFAC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군과 카투사가 평소 식사를 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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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훈련소에서 짬밥을 먹다가 이곳을 방문하면... 이곳은 정말 '신세계'입니다. (사실 군대 오기 전에 밖에서 다 먹으려면 찾아 먹을 수 있었던 것들인데 '논산효과' 때문인지 첫 날 디팩을 방문하면 카투사들은 흥분합니다. 여기저기서 '오오~', '이것도 있어!', '대박' 이런 말들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어찌됐든 카투사 훈련병들은 KTA에 들어선 첫날부터 미국식 식사를 하게됩니다. 아침 메뉴로 스크램블 에그, 소시지, 패티, 감자, 샐러드바, 음료수 등이 나왔던 게 기억나네요.

아, 그리고 당시 디팩의 메뉴 중 하나였던, '잭슨 버거'라 불렸던 버거는 카투사들이 다른 부대에 배치된 후에도 이 버거를 너무 그리워해 캠프 잭슨을 다시 방문해 먹는다는 전설(?)의 음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캠프 잭슨이 사라져서 진짜 전설이 되었네요..ㅋㅋ 사실 잭슨 버거 먹으러 가는 카투사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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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훈련소 생활을 마친 뒤 자대 배치를 받은 뒤에는 또 다른 디팩을 경험해 볼 기회가 생깁니다. 부대가 워낙 넓다보니 한 부대 안에도 여러 개의 디팩이 있습니다. 디팩마다 메뉴가 조금씩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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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식사를 즐길 수 있게된 카투사들은 처음 몇 주 혹은 몇 달간 행복을 느낍니다. 날마다 다른 메인 요리를 선택할 수 있고, 뷔페식으로 되어 있는 곳에서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먹을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메뉴는 아침마다 먹었던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오믈렛 입니다. 가끔 의외의 메뉴가 나와서 놀랐던 건... 랍스터!였네요. 음료나 디저트도 많습니다. 우유는 큰 통에 담겨져 있어 다 떨어지기 전엔 맘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흰우유만 있는 게 아니라 초코우유까지! 있었습니다.ㅋㅋ 요거트, 푸딩 등의 디저트도 즐겼습니다. 요거트 몇개를 챙겨가서 방 안에 있는 냉장고에 쟁여놓고 먹었던 기억도 나네요.

 

 

 

저는 자대배치 받고 전역할 때까지 탄산을 끊임없이 먹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느끼한 음식이 많다보니 탄산이 더 땡겼습니다. 그렇게 한번 두번 먹다보니 탄산에 중독이 됐고... 제대할 때는 입대 전보다 6kg 정도가 찌고 뱃살이 엄청 나오게 됐습니다. 72kg에서 78kg으로... 72kg일 때는 사람들이 '너무 말랐다 살좀 쪄'라는 말을 했는데 78kg이 된 후에는 그런 소리를 하지 않고 뱃살을 찌르며 놀리더군요. '살좀 쪄'라는 말을 자주 들을 때 그게 스트레스이긴 했는데 그런 소리를 안 듣게 되니까 기분이 좋긴 했습니다.ㅋㅋ 근데 뱃살은... 십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네요. 이넘의 뱃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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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팩 메뉴 이야기로 돌아와서... 다른 좋은 점은 카투사들을 위해 밥솥에 밥이 한가득 담겨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간장, 참기름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벼 먹으라는 얘기겠지요. 김치도 있긴 했는데 너~~무 맛이 없는 김치였습니다. 짝퉁 김치?느낌이었습니다. 디팩에 한국 요리사들이 있는데 김치를 어떻게 이따구로 만들지?했었습니다. 요즘은 김치 맛이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어찌됐든 이 디팩은 처음에는 참 행복한 곳이지만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질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인에게는 한국식 식사가 제일 잘 맞습니다. 그냥... 처음 몇주 혹은 몇달 간 즐겁게 즐기면 됩니다. 디팩이 질리고 나면 하루 일과를 마친 후 부대 밖의 치킨집, 족발집 등에 음식을 주문해서 먹기도 합니다. 주문해서 부대 입구에서 받아서 부대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나가서 먹기도 하고요. 참 좋습니다 카투사.. 다시 생각해봐도..ㅎ 아! 카투사 스넥바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라면, 김밥, 만두국, 탕수육, 미역국 등을 먹었던 것도 기억나네요.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카투사 준비하는 후배님들이 재미있게 읽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다음 포스팅은 카투사 훈련소의 일과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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