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어/카투사 시절

육군 훈련소 마친 후 카투사 훈련소 KTA 추억 소환... 짜증나는 미군 부사관들

by hooper 2021. 1. 17.

1월이었을 겁니다.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의정부 캠프 잭슨(Camp Jackson)으로 갔던 날의 추억 소환합니다. KTA 추억은 여러 개라 여러 글에 나눠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전 포스팅들도 궁금하시면 보고 오세요. :)

카투사 합격 문자 받던 날 "오 마이 갓!!! 뽑혔다!!" (카투사 vs 학군단 ROTC)

카투사 지원자격, 지원일정은? 지원 당시 저의 토익 점수 공개... 지금 점수도 공개...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사진

*** 캠프 잭슨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정부시에 반환됐습니다. 지금은 평택 캠프 험프리(Camp Humphreys)에서 카투사 기본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 KTA는 Katusa Training Academy의 약자입니다. 카투사 훈련 학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캠프 잭슨에는 카투사 훈련소와 미군 부사관 학교가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군입대를 하면 모두 훈련소에서 몇 주를 보내게 됩니다. 거기서 민간인의 모습을 벗겨내고 군인의 모습을 입히는 거죠. 카투사는 육군 훈련소에서 한 번 군인이라는 모습을 입고, 카투사 훈련소(KTA)에서 미군 느낌의 모습을 입게 됩니다. 민간인의 모습을 벗겨내기 위해 훈련소 교관들이 하는 행동은 비슷합니다. 소리를 지릅니다. 긴장시키는 거죠. 여기는 사회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육군 훈련소에서도 그랬고 KTA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논산을 떠나 기차를 타고 의정부에 도착하면 미군 부사관들(NCO, Non-Commissioned Officer)이 소리를 지릅니다. '아, 논산에서 겪었어. 이제 나한테서도 군인 냄새 조금 난다고.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라는 생각이 들며 짜증이 나지만 결코 겉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훈련생으로 KTA 도착한 거니까요. 후우- 우리 모두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입니다. 기차에서 웃고 떠들며 온 우리들이지만 내리고나서는 얄짤없죠.

 

사진 출처

 

KTA에 있는 동안 함께 지내게 되는 미군 부사관들은 항상 무서운 척, 빡센 척을 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훈련생들에게 짜증 유발 요인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방 인스펙션을 하며 더럽다고 난리, 모이라는데 빨리 안 모였다고 난리, PT(체력 훈련) 제대로 하라고 난리 등등 난리를 치고 유난을 떱니다. 그중에 제일 짜증나는 것은 바로 PT Test(체력 검정)에서 난리치는 거!!!!!!!!!!

 

KTA에서 훈련받는 카투사들 사이에서는 이 정보가 공유됩니다. 'KTA에서 PT 통과 못하면 자대 배치 받은 후에 엄청 갈굼 받는데. 패스(외박)도 PT 통과할 때까지 못나간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래서 나름 훈련생들은 열심히 운동을 합니다. 개인 시간에도 말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KTA 미군 부사관들이 제일 짜증나는 순간은, 아니... 죽여버리고 싶은(?) 순간은 PT 시험을 볼 때, 특히 푸쉬업(팔굽혀펴기) 시험을 볼 때 카운트를 안 한다는 겁니다. 내가 계속 팔 힘을 써가며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세는 부사관의 숫자가 안 올라가는 겁니다. 이유는? 자세가 완전하지 않다는 겁니다.

 

'아!!!!!!!!!!!!! 못된 놈들. 난 제대로 하고 있어. 근데 너희는 훈련생들에게 mean하게 굴어야 하니까 조금만 부족해 보여도 카운트를 안 한다는 거야?' 이런 겁니다. 계속 푸쉬업 하면서 팔에 힘은 빠지는데 갯수는 안 올라가니 정말 빡치는 거죠. 그래서 의도적으로 더 많이 내려가면 그때 한 두개 갯수를 세줍니다. 그러다가 또 안 셉니다. 

 

이런 걸 겪고 저는 결국 PT Fail을 받았습니다. 두둥... 제가 했던 거만 다 세줬으면 통과인데... 싯업(윗몸일으키기)과 투마일(2-mile) 달리기는 다 통과했는데... PT를 Fail하고나면 '난 이제 자대배치때 선임들한테 엄청 갈굼받겠다'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대배치를 받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선임에게 내내 갈굼을 받았었습니다. 그때 그 선임 XX끼... KTA 교관 XX끼. 이름도 기억납니다 그 미군 교관. 짜리몽땅 뚱뚱해 보이는 하사였나 중사였나...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성이 Oliver였어요... 후-

 

카투사 꿈나무 여러분들, 완벽한 푸쉬업 자세를 입대 전부터 연습해가시기 바랍니다. 짜증나는 미군 부사관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에요. 우린 쭈구리 훈련생이니까 어쩔 수 없죠...

 

 

 

다음 글은 미군 식당 디팩과 KTA에서의 일과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아, 그래도 훈련소 미군 부사관들이 못되기만 하진 않습니다. 수료식 때는 웃어줍니다.ㅋㅋㅋㅋ 에휴

 

 

댓글